‘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국힘 ‘시너지 없는’ 3파전…홍준표 쓸쓸한 퇴장
● 이재명, 보수-비명계 아우른 통합 선대위 속도
● 국힘 ‘시너지 없는’ 3파전…홍준표 쓸쓸한 퇴장
▶김문수
“더 험한 길이 많이 남았지만, 반드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겨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 (한동훈 후보에 대해) 미래가 창창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 (한덕수 대행과 2강 후보 간의 '원샷 경선' 시나리오와 관련해) 내용은 상당히 좋다. 아직 한 대행이 출마 선언을 안 했다. 제가 답을 드리는 것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도 같다.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이라고 본다.” –김문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 2차 경선결과 발표 뒤 밝힌 소감에서
▶한동훈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반드시 이기겠다는 확신과 결기가 있다.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여러분을 위해 싸워서 반드시 이재명을 이기겠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 생각이 좀 다른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솔직하고, 애국하고,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선 똑같다. 이렇게 어려운 대선 상황 속에서는 김문수 후보님과 제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인삼각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에게 맞서야 한다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를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 –한동훈 국힘 경선 후보, 2차 경선결과 발표 뒤 소감에서
▶홍준표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고 깨끗하게 정치 인생의 문을 열어서 졸업하게 됐다. 정말 고맙다.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제 저는 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 더이상 정치 안 하겠다.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나겠다.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린다.” –홍준표 국힘 경선 후보, 2차 경선결과 발표 뒤 소감에서
▶안철수
“이재명 막는 데 힘을 바치겠다. 2강에 진출한 두 후보님 진심으로 축하하고, 함께 경쟁한 홍준표 후보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 오늘 저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누가 최종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의 승리고, 역사의 승리가 될 것이다. 앞으로는 국민과 함께 민생을 살피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겠다.” –안철수 국힘 경선 후보, 2차 경선결과 발표 뒤 소감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국민의힘 최종 2강에 ‘김문수-한동훈’이 맞붙게 됨. 국민의힘 후보들 가운데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렸던 김문수는 경선 후반으로 가면서 지지율이 추락하는 추세였는데, 한덕수 탓에 어찌됐건 2차 경선에서 반사이익을 누림. 즉, 당원들 중에 한덕수가 후보로 나서는 것을 원하는 이들이 한덕수와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김문수 쪽으로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임. 특히 국힘 내부의 친윤 주류세력과 의원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물밑에서 움직인 것으로 알려짐. 다만, 자신을 한덕수 영입에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이런 결과를 김문수 쪽이 달가워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음.
② 한동훈은 안철수를 제치고 계엄반대, 탄핵찬성 쪽의 확실한 주자로 자리매김을 했음. 향후 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당내 세력 구도로 봤을 때 탈락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함) 찬탄 및 중도 확장을 바라는 당원들의 확실한 지지를 받으며 당내 권력 구도의 한 축을 맡게 될 것으로 보임. 즉 대선 이후에도 정치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명분과 세력을 구축한 셈. 다만, 한동훈은 자신을 적극 지지하는 ‘팬텀층’ 외엔 확장성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 걸림돌. 당내 다른 의원들과 친윤 주류세력들이 한동훈을 향해 가진 반감이 너무나 거세기 때문에, 대선 이후에도 당내 갈등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
③ 30년 세월, 정계의 풍운아로 살았던 홍준표 후보가 결국 어제 경선 패배를 끝으로 정계은퇴를 선언. 정치인의 은퇴 선언이야 언제든 번복될 수 있는 ‘가벼운’ 약속이지만, 아무튼 앞으로 펼쳐질 보수정당 미래를 보면, 홍준표가 다시 눈길을 줄 만한 여지조차 없어 보임. 그의 말대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보수정치를 향해 특유의 쓴소리, 입바른 소리도 좀 하며, 추하지 않고 점잖은 정치원로, 사회원로로 남아주시길.
④ 어제 2차 경선의 결과에 따라 이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2파전이 아닌, 사실상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음. 한덕수-김문수가 거의 원팀처럼 협력을 할 테고, 이에 한동훈이 맞서는 2대 1의 싸움. 한덕수-김문수 2인조의 세력이 훨씬 세고, 최종 경선에서도 현재의 당원 50%, 여론조사 50% 구도에서는 김문수가 훨씬 유리한 상황. 당내 일각에서 ‘3자가 함께 하는 원샷 경선’이 언급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임. 한덕수가 당장 입당할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3자 대결을 하면, 한덕수와 김문수에게 표가 분산됨. 한동훈으로선 고마운 방식이나, 김문수나 한덕수가 이에 응할 리 없음. 결론적으로, 김문수-한동훈 대결의 승자와 한덕수가 다시 단일화 대결을 벌이는 시나리오가 유력.
⑤ 하지만 이 모든 시나리오가 별로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음. 여러 차례 경선이 진행된다고 딱히 흥행이 성공해 지지율이 오를 것 같지도 않고,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는 한덕수의 지지율이 합쳐졌을 때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 되지도 않기 때문. 즉, 고만고만한 한자리 수 지지율을 가진 후보들끼리 경쟁한다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 더구나 한덕수의 경우,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게 현실화할 경우 지지율이 더 추락하고, 중도층의 반감이 오히려 국민의힘 쪽으로 이전될 가능성마저 있음.
● 이재명, 보수-비명계 아우른 통합 선대위 속도
▶통합 선대위 참여 인사들
“전날 총괄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았고 수락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언론과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분이니까 가능한 그 분이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통합의 가치를 지도자가 제시를 해줘야 하고, 그래서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언론 통화에서
“경선 기간 동안에도 선대위에서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만큼 역할을 다 할 것” –김경수 전 지사 쪽 인사, 언론 통화에서
“비상계엄으로 치러지는 대선인만큼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다해야 하지 않겠나.” –김부겸 전 총리 측 인사, 언론 통화에서
“(이 후보와 지난 2월 비공개 회동 당시를 언급하며) 이재명의 왼쪽, 민주당 내 진보를 맡아달라’고 요청받았다. (내가) ‘레프트윙’의 역할을 더 탄탄하게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대위 합류) 제안이 와서 서로 의논 중이다.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박용진 전 의원,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출마 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다. 당을 중심으로 출마를 위한 실무 작업들도 진행 중이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주의나 법치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분이다. 사법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아 국가 리스크로 커질 것이다.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상고심 선고를 5월 10일 후보 등록 전에 내놔야 한다.” –이낙연 전 총리, KBS광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법원 선고 관련)
“대법원이 조속한 판단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다. 이제는 뒤로 미룰 수도, 피해 갈 수도 없는 심판의 시간이 다가왔다.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날이 되어야 한다. 상식과 정의 그리고 법리에 합당한 판결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선고는 이재명의 유무죄를 가리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흔들림 없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 누구도, 어떤 권력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대법원이 내일(1일) 오후 3시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의 선고를 하기로 전격 공지하면서, 민주당과 정치권 주변에 살짝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상황. 대법원은 이 대표 사건을 곧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지난 22일과 24일 연달아 심리를 진행한 뒤 곧바로 선고 날짜를 지정한 것인데, 지금껏 전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신속한 결정.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 한 달에 한 번 합의 기일을 열고 심리도 몇 달씩 하는 게 일반적이었음.
② 선고일을 이렇게 일찍, 그리고 이틀 전에 공지한 것은 이미 결론이 났다는 것인데, 그 결과를 미리 짐작할 순 없지만,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려면 이 짧은 시간에 가능했을까 싶은 느낌적인 느낌도. 12명의 대법관이 각자 여러 의견이 있을 텐데, 12명이 합의해 2심의 선고 취지를 부정하고, 다시 법리적인 논리를 세우려면 두 번의 심리로는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는 것. 또한 파기환송 판결문을 쓰는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촉박한 게 사실. 물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50%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대선 후보의 유죄 취지 판결문을 이렇게 촉박하게 쓸 경우, 국민적 반감도 만만치 않을 것. 대법원이 과연 이런 무리수를 둘 수 있을지도 의문. 물론 반대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는 무죄판결이라면, 판결문을 새로 쓸 것도 없으니, 짧은 기간 안에 선고를 하는 게 가능. 아무튼 내일 선고를 지켜볼 일. 설사 파기환송이 되더라도, 대선을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음.
③ 대법원 선고와는 별도로 이재명 후보는 보수인사와 비명계 인사들을 포괄하는 통합 선대위를 구성하며 이른바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중.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보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비명계이자 친노 인사로 꼽히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영입해 균형을 맞췄고, 경선 상대였던 김경수 전 의원도 공동 총괄선대위원장에 내정. 여기에 중도·보수 진영의 인물이 한두 명 더 참여할 것으로 전망. 보수 인사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거론되는 중. 둘 중 한 명이라도 더 합류한다면, 이 역시 상당한 중원 확장의 효과가 날 것으로 보임.
④ 민주당의 이런 통합 행보에서 유일하게 벗어나 있는 인사가 지난 대선 때 단독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낙연임. 이낙연은 홀로 대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한덕수 쪽이 주도하는 반명 빅텐트에 의탁하려는 모양. 김대중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래 민주당과 호남의 최대 수혜를 받으며 양지만 전전했던 인사가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인지는 이해불가. 정치의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에 남아 경선을 치르고, 패배한 뒤 깨끗하게 정계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사례를, 이낙연은 본보기로 삼아야 함. 그래야 말년이 추하지 안하게 됨.